주현상은 새 시즌에 서른 살이 된다는 큰 목표를 세웠습니다.

한화 우완 투수 중 누구도 해내지 못한 30세이브를 주현상이 달성하면 한화도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다.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 중인 주현상은 올해 목표로 30세이브를 선언했다. 그는 “작년에 23세이브를 했다. 올 시즌에는 팀 전력도 강해졌고, 세이브 기회가 많이 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 블론세이브를 최대한 줄여 30세이브를 한다면 팀도 가을야구에 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주현상은 지난해 65경기에서 71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4패23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65 탈삼진 64개로 활약했다. 셋업맨으로 시작했지만 4월초 마무리로 승격된 뒤 철벽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묵직한 직구와 칼같은 제구, 공격적인 승부로 23세이브를 따냈다. 2005년 지연규, 2013년 송창식의 20세이브를 넘어 한화 우완 투수로는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팬들은 그에게 ‘남우주현상’이라는 멋진 수식어를 붙여줬다. 파워볼사이트

시작부터 마무리로 나설 올해는 30세이브로 목표치를 높였다. 한화 소속으로 30세이브 이상 올린 투수는 2006년 구대성(37개), 2008년 브래드 토마스(31개), 2018년 정우람(35개) 등 3명에 불과하다. 전부 좌완 투수들이다.

30세이브는 선수 개인의 역량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하는 강팀이어야 세이브 기회가 자주 온다. 주현상의 30세이브 목표 선언은 올해 한화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그는 “선발로 (엄)상백이가 왔고, 내야에도 수비 잘하는 (심)우준이가 오면서 팀이 강해졌다. 센터라인이 확실하게 안정됐다”며 “우리 팀에 강한 투수들이 많다. 나뿐만 아니라 중간투수들도 다같이 좋은 기록이 따라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주현상이 이렇게 30세이브를 목표로 세울 거라고 생각한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2015년 내야수로 한화에 지명된 주현상은 입단 첫 해 주전급 3루수로 103경기를 뛰며 이름을 알렸다. 강한 어깨를 앞세운 폭넓은 3루 수비로 김성근 당시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수비력에 비해 타격이 아쉬웠고, 2016년 15경기를 끝으로 야수로는 더 이상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슬롯사이트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9년 8월 팀에 복귀했을 때 야수로는 입지가 애매했다.

주현상의 강견을 눈여겨보던 정민태 당시 한화 투수코치의 권유로 투수 전향을 결정했다. 2020년 연봉 3300만원, 1군 최저 수준으로 몸값을 낮춰 야구 인생의 승부수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2020년 퓨처스리그에서 1년간 가다듬은 뒤 2021년 투수로 1군 무대에 복귀했다. 추격조와 필승맨으로 점차 입지를 넓혀가더니 2023년 55경기(59⅔이닝) 2승2패12홀드 평균자책점 1.96 탈삼진 45개로 잠재력을 폭발했다. 시즌 초반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지만 익스텐션을 길게 늘리며 교정한 게 통했다. 공을 최대한 앞에 끌고 나와 던지면서 볼끝에 힘이 붙었고, 좌타자 상대 체인지업과 우타자 상대 슬라이더 위력도 배가 됐다.

필승조 활약을 인정받아 2024년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1000만원) 고지를 밟았고, 마무리로 투수 고과 1위 성적을 내면서 올해는 단숨에 2억대(2억5000만원)까지 돌파했다. FA 계약자를 제외한 일반 연봉 계약 선수 중 한화 투수 최고액. 투수로 전향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연봉이 무려 7배 이상 뛰었다. 파워볼사이트

2년 연속 리그 정상급 성적을 냈으니 주현상의 기량과 경험은 무르익었다. 다만 지난해 개인 최다 경기, 이닝수를 소화한 만큼 팔 관리와 체력 유지가 중요하다. 캠프 시작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류현진이 이끈 미니 캠프에 합류해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았지만 운동량을 늘려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는 “작년에 공을 많이 던진 만큼 비시즌 회복에 집중했다. 원래는 국내에서 운동했는데 올해는 (류)현진이 형과 같이 따뜻한 일본에서 운동했다. 현진이 형과 비시즌 운동은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아 놀랐고, 배운 것들이 많다. 그래서 준비가 잘된 것 같다”며 “작년에도 8회든 9회든 가리지 않고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올해도 같은 마음으로 상황이 왔을 때 확실하게 경기를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