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축구협회가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10일 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일 오후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9일 공지한 선거 일정(12일 추첨 및 23일 선거)은 취소됐다”라고 발표했다. 20분 정도 앞서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의 사퇴를 결정했다”라고 밝힌 것에 뒤따른 내용이다.

이로써 축구협회장 선거는 백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 12년 만에 치러지는 경선에서 선거운영위 구성 단계부터 논란이 지속됐고,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는 선거운영위원 명단 공개 등 투명한 선거 절차를 요구했다. 급기야 지난달 30일에는 허 후보가 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한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이를 인용하며 선거가 즉각 연기됐다. 이후 선거운영위는 서둘러 조정된 선거 일정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두 후보의 반발만 키웠고, 결국 선거 자체를 무효로 만들었다.

이제 60일 이내에 선거가 다시 치러져야 한다.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제38조에 따르면 위원회가 선거무효 결정을 한 경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하며, 제40조에 따라 그 실시사유가 확정된 날은 위원회가 그 사유를 공고한 날이다. 즉 선거운영위 총사퇴 발표로 선거 자체가 취소됐기 때문에 선거무효로 볼 만하며, 같은 규정 제7조에 따라 1월 10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선거가 실시돼야 한다. 게임사이트

우선 후보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을 가장 공정한 재선거 방식으로 보고 있다.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선관위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치르고 있다. 두 후보는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의 불공정이 불거질 때부터 선관위 위탁을 계속 주장해왔으며, 정몽규 후보 역시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서 축구협회에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진행을 촉구한다. 선관위에 선거 위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자”라며 해당 방법이 재선거에 가장 적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축구협회를 ‘사고단체’로 지정해 새로운 선거운영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 후보는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정몽규 회장이 꾸린 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21일 부로 종료되기 때문에 급박하게 선거운영위를 재구성해 일정을 확정하게 되면 필연적인 행정 공백이 발생한다는 게 이유다. 차라리 21일 이후 문체부 관리 하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축구협회 관련 인사들의 입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정성에 더욱 만전을 기하자는 것이다.

사실 축구협회가 오는 21일까지 선거운영위를 재구성해 축구협회장 재선거를 진행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정몽규 집행부의 임기 자체는 1월 21일에 끝나는 게 맞지만, 정관 제22조 8항에 따라 후임자가 취임하기 전까지는 계속되는 사업에 한해 그 직무를 집행할 수 있어 행정 공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선거운영위는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 3항에 따라 설치된 날부터 선거일 후 60일까지 존속할 수 있어 선거 진행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미 축구협회 행정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선거운영위를 재구성하는 방안은 지금의 사태를 반복하게 만드는 구실을 제공할 뿐이다.

축구협회는 선거 취소 공지와 함께 “선거운영위 재구성 문제를 포함해 추후 회장선거 진행의 전반적인 관련사항을 논의하여 다음주 중 다시 공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축구협회가 이번 선거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워볼사이트